사계절이 점차 없어지고 두 계절만 존재하는것 같은 요즘...
돌냉이를 따 볼까 하고 빨강 소쿠리를 들고 집 앞에 나가봤더니
벌써 늙어서 노랑꽃이 피어 조롱거리며 달려 있었다.
온유반장님의 대언반을 통해 주의 말씀을 받고
부족하나마 낮 한끼 40일 금식을 주께 신고하고 올려 드리면서
명령을 받아서나마 드리는 작정기도라도 평소에 기도하는것보다는
주께로 향한 마음 가짐이 훨씬 다르고 간절해짐에 감사하면서
하루하루를 지나고 있다.
자원함으로나 강권하심으로나 어찌하던지 주께 붙은 가지가 되어
뿌리로 부터 올라오는 수액을 얻고 살이 오르고 꽃이 피고 열매를 얻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은혜가 어디 있으리오.
주께서 나를 향하여 어쩔줄 몰라 하며 사랑하시고 어여삐 여기신다 하는데도
미련하고 둔하여 나의 어깨를 안으시고 두드리시며 품어주시는 그 손길의 감촉을 느끼지 못하고
주님 앞에 앉으면 징징대며 엎드려 슬피 운다.
사랑과 영혼 이라는 제목의 외화 영화 장면처럼
육을 지닌 나 자신과 영이신 주께서 늘 나의 주위에 함께 계시며
나를 향한 그 사랑에 어쩔줄 몰라하시는 주님이실것을 마음의 눈으로 그리면서도
주와 닿아지지 않는 손길의 목마름 때문에 늘 갈증이 인다.
기도 중 기름부음과 임재하심을 느낄때면
주님!~ 당신이십니까 하고 물으면서 말없이 조용히 그 상태를 누리고 즐기기도 해 본다.
이것이 주님과 나의 접촉으로 일어나는 스파크일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세상에 대한 염려와 걱정과 근심들을 소멸케 하시며 내 생각의 잔가지들을 자르시고
내 죄들을 보게 하시며 버리고 다스리시면서
정결과 거룩을 위하여 나를 새롭게해 주시길 간구하면서 나의 금식의 날은 쌓여가고
평강과 안식의 날들이 내게 임한다.
내 앞에 마주 세워진 거울 처럼 남편은 내 영육간의 변화를 보여주는 잣대가 되어 존재 하고 있다.
나를 조금씩이나마 버리고 내려놓아 질때면 그도 바뀌어 있는 그 모습으로
내게 경각심과 소망을 동시에 안겨 준다.
내가 혈기 탱천한 모습이었을 때에 더욱 완악한 거울이 되어 있었던 그 사람!
그런데 지금 그가 지나온 세월동안 도저히 바랄 수 없는 모습, 기대할 수 없을것 같았던 모습이 되어
요 며칠 내 앞에 있다.
수 없이 내 맘의 손가락으로 비난하고 판단하고 정죄하던 그의 완악함이 누그러지고
그 입술에서 나오는 단어가 변하여지고 주를 향한 그 중심이 변하여져 가는 모습을 보면서
내심 더욱 놀라고 그를 통하여 나를 보게 된다.
저 사람이 주일예배 때에 성전으로 들어와 내 머리채를 낚아채어 질질 끌고 나가던 그였던가...
교회를 다녀왔다고, 예수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고 이혼을 강요하며
칼을 들고 찾아 다니며 죽이겠노라고 온 동네를 휘젓던 집안 어른들의 폭행과
구타를 보면서 오히려 나를 발길질하여 도랑속으로 차버리던 그였던가....
교회에 너무 유난을 떨며 다닌다고 시골에 잠시 다녀오려고 내려 가 있는 사이에 모든 짐을 싸서
시댁으로 나를 보내버렸던 그 였던가....
마치 영화 같은 수 많은 그 핍박의 시간들...사건들....
그 사람이,
이제 주일이면 목욕을 하고 예배에 가기를 준비하며 기다리고
새벽이면 혼자 먼저 슬그머니 일어나 성경책을 펴고 읽고 있다.
" 사람이 참...둔하고 미련하제...눈 밝던 그 좋은 시절 다 보내고 글자도 잘 안보이는 이제야
성경말씀 읽겠다고 앉아 있으니...."
" 이제라도 읽어지니 다행이그만요...말씀이 눈에 들어오는가베..."
" 조금씩 재미가 있네....ㅎ"
전능하신 주께서 모든 것을 이루시나이다!!
축복은 시험의 동전과 앞뒤로 새겨진 같은 양면의 모습이라하던가...
이러한 기쁨을 주시더니 그날 저녁 바로 마음 상할일이 생겼다.
시집살이 하느라 그동안 돌아보지 못했던 친정 형제들이 어머니의 생신축하 겸
다 함께 모이자는 계획이 생겼는데 본인은 가지 않겠다고 한다.
당신 형제들이 모이는데 내가 왜 가냐고....
그런데 정작 가지 않겠다는 이유의 본 뜻은 고향의 산소에 다녀오고 싶다고 하던 자기 말에
내가 흔쾌히 대답을 안하고 거절했다고 섭섭한 마음 때문이었다는것.
다녀오려면 먼 길이라 경비도 만만치 않고 일 때문에 서로 시간 내기도 쉽지 않았지만
아직 그 맘에 죽은 자를 향한 애틋한 그 중심이 주의 뜻에 반하는것이라는 생각으로
거절을 하였는데 그도 그 이유를 알고 있었음이다.
바로 육신의 생각들이 물밀듯이 밀려 들어 왔다.
'내가 지난 수 십년을 시댁에 매이고 삶에 매여 사느라 친정을 돌아보지 못했거늘
마누라가 좋아 처갓집 말뚝 보고 절이라도 하겠다고 맹세해 놓고 맏사위가 되어서
그 말을 지키기는 커녕 결혼 기념일 한번 내 생일 한번 챙겨 주지 않아 놓고,
또 다시 내 가슴에 말뚝을 박으려는가...'
화가 스멀스멀 올라 왔다.
예전 같으면 불화살의 말들을 쏘았으련만 일단 참았다.
마귀의 농간이로고....이젠 알면서 이 장단에 춤을 출 수야 없지.
하지만 그 다음날의 하루는 평안이 어디있느뇨~하면서 좌불안석...
오!~ 주님 제가 이런자 입니다. 도우소서!!!
맘에 평화를 잃어버리고 갖가지 상념에 볶이면서도 주님 앞에 울면서 주절거렸다.
분이 들어올지라도 매이지 아니하게 하시고
해를 넘겨 그 분을 품지 않게 하소서!
주여!
나는 할수 없사오니 나를 다스리소서!!
그가 자신의 잘못을 모를지라도 그를 용서하게 하시고
그의 잘못 보다도 나의 잘못을 먼저 보는 눈을 열어주시고
내가 그에게 주었던 상처를 먼저 보게 하여 주소서!
그가 나보다 옳습니다!
예수의피를 내 온 몸과 영과 혼에 그의 온 몸과 영과 혼에
마구마구 뿌리면서 기도했다.
내 맘이 어떠할지라도 주님은 나보다 남편을 더 옳다 하실것을 이제 나는 안다.
그날 저녁 성막기도 정금등대에서 큰 항아리에 가득 담긴 하얀 소금이 보였다.
'우잉? 주님...정금등대인디 기름도 아닌 웬 소금을요...무슨뜻이온지....'
'먹어라~'
' 눼~'
정결하라.
무릇 지킬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일을 나갔던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거기 모임가는데 주소가 모야? 처외삼촌도 가신다니 나도 가야쥐~"
마음을 지키면 입이 지켜진다.
입술의 모든 악들과 열매는 마음에서 나온다.
지절거리고 속살거리는 모든 악의 말들은 주가 기뻐하지 않는것.
주께로부터 오지 않는 모든것들을 쳐내고 막아내며
마음을 지키고 입술을 지키고 나면 기쁨이 솟는것.
한 번 더 지키고 또 지키고....
날이 지나고 달이 지나면 내 입의 열매가 달라지고
내 모습이 달라지고 내 삶의 열매가 달라지고...
거울 같이 마주 선 그가 달라진다.
그가 나이다.
이젠 늙어서 돌냉이처럼 노랑꽃이 되어있는 우리!
보여지는 그가 변하기를 바란다면
내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소금은 내가 먹어야 하는것이리.
'나의 성막기도 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듣고 보면 네가 무엇을 하려느냐? (0) | 2014.09.29 |
---|---|
식기전에... (0) | 2012.05.23 |
네가 다시 보고 감사해라 (0) | 2012.05.04 |
항구에 닻을 내리고... (0) | 2011.10.25 |
그대와의 첫사랑!!! (0) | 2011.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