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능금이의 방/* 능금이수필

마누라!~ 기도해줘!!

능금이 2013. 5. 29. 16:20

아직 장마철은 아닌데 내리 사흘을 비가 온다.

가라는 가랑비인지 있으라는 이슬비인지

잘게 부숴진 물 알갱이 같은 안개비가 소리도 없이 살금살금 내리는 아침.

조용한 허공을 두드리는 차의 경적소리가 빠방거리며 울려대서 창밖을 돌아보니

그이가 새하얀 트럭에 짐을 가득 실은 채 환하게 웃고 있다.

 

'새차가 나온다더니 그 차인가베 ....'

 

남편이 늘 몰고 다니던 트럭이 마치 같이 늙어버린 아저씨처럼 기어이 탈이 나서

그다지 높지 않은 오르막이라도 오를라치면 앞 유리창 밑에서

부글거리며 끓어대는 라디에터 물소리가 폭포같이 들리니 

회사에서 아예 새 차를 구입해 준다 하였다.

 

" 새 차 나왔나보네? "

" 어!~ 기도 좀 해도! 차 나와서 여기에 맨 처음 끌고온기다. 

  당신 기도받고 일 시작할라고...히~"

" 할렐루야! ㅎㅎㅎ..."

 

계면적은 웃음을 날리는 그의 얼굴 위로 예배당 한가운데 앉아 있던 마누라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끌어내며 벌겋게 달아올랐던 분노어린 그의  눈빛이

오버랩 되어 온다.

이런 날이 있으리라고 그때는 어찌 알았으리오.

남편의 마음에 심어주신 믿음을 눈으로 보게 해주시는것 같아서 참으로 감사하다.

아마 자연인들은 새 차가 나오는 날이면 도로 삼거리에서 돼지 머리를 올려두고

고사를 지냈을 터인데 그와 동일한 염원이 이제 그에겐 하나님을 향하여 감사하고

그 안전을 부탁드리고 싶은 마음과 지켜주실것이라는 마음이

믿음으로 자리잡았다는 사실이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스스로 자원하여 우러나온 주께 대한 그 감사의 중심을 주님이 받으시리라.

나 또한 심중에 그의 안전과 주님과 함께 동행하여 주시길 간절히 바라는   

진정한 감사의 기도를 새 차에 함께 앉아 아버지께 기도로 올려드렸다.

 

우리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펴보고 계시며 지키시고 함께 해 주시는 아버지께

날마다 진정한 감사의 찬양을 올려드린다.

 

주님 영광 받으소서!!!

할렐루야!!

마라나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