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나의 차 안의 방풍부분 고리에 달려있는 작은 주머니에 일회용 커피 한 봉지가 꽂혀져 있었다.
어느날 집을 나서면서 어느 장소에 갈 일이 있었는데 그 곳에 커피가 없을 것 같아 무심코 집에서 들고
나갔다가 쓰이지 않고 그때부터 거의 반 년을 그 곳 그자리에 꽂혀있는 중이었다.
빨갛고 길죽한 막대같은 그 맥스웰 커피 한봉지는 차를 탈때마다 앞자리에 앉은 사람의 눈길을 받았지만
궂이 빼낼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 이 커피가 쓰일 때가 언젠가는 있지 않을까 하는 흥미로운 예감으로 차를 탈
때마다 눈길을 받으며 비상식량 같은 존재가 되어 늘 그자리에 있었다.
하나님을 바라보며 날마다 그분을 사랑하는 마음을 더해가며 나의 속사람이 자라져 가고 나의 주로 모신 그분을
향해 나의 가정이, 나의 남편이 말씀안에 하나가 되게 해달라고 날마다 눈물의 간구를 올리면서 나의 기도는
서서히 응답되어갔고 진정으로 주 안에서 우리는 하나가 되어갔다.
그리스도안에서 그분을 향한 우리의 속사람과 영은 날로 자라갔지만 그러나 우리를 향한 그분의 사랑은
우리들을 날로 더 극심한 물질의 곤고와 궁핍으로 몰아가셨다.
사랑하는 자를 연단하시는 그분의 뜻을 말씀을 통하여 깨달아가며 우리는 오히려 가난과 궁핍중에도 마음에
온전한 인내를 이루게 해 달라고 더욱 기도하며 영혼은 더 넘치는 평안과 기다림으로 참고 기다림에
익숙해져 갔다.
가난은 불편하기는 하지만 부끄럽지는 않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많이 불편하고 힘들었지만 불평하지 않으며
매일 아침마다 우리는 감사 기도와 예배를 올렸다.
이전에 내게 가진게 없을 때는 꾸어가면서 채우고 쓰던 생활방식을 버리고 오직 주님의 뜻 가운데 주님께서
풀어주실 때를 기다리며 있으면 먹고 없으면 굶고 굶다가 죽으면 천국가리라는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지나면서
세계의 경제공황과 혼란속에 함께 묻어져 일한 품삯을 몇 개월째 받지 못하며 급기야 일용할 양식조차 바닥나고
차에는 기름을 못 넣어 다니지도 못하고, 식료품을 살 수도 없어지니 먹을 수 있는 것들이 하나 하나 씩 집에서
사라져 가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커피 한 봉지 조차 없어 참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되었고......
정말 죽지 않을 만큼 꼭 필요한 때에 꼭 필요한 만큼을 희안한 방식으로 채우시는 주님의 역사를 체험해 가며
이래도 네가 말씀에 의지하여 살 수 있느냐고 시험당하는 것 같은 현실에서 그래도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영적인
어떤 힘에 의지하여 참아내며 세상적인 방법을 의지하지 않으려 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날들이 이어짐에...
비로소 어제 저녁 차 안에 거의 반년을 얌전히 꽂혀 있는 커피 한 봉지를 꺼내와 아침을 먹고 난 그이를
향해 커피를 마시라고 봉지를 내 밀었는데....
" 당신이 마시게나..."
하고 품삯도 받지 못하는 일을 하러 나서는 그 사람을 커피같이 쓴 웃음으로 배웅하고 포트에 물을 올렸다.
하나님이 어디 있느냐고 하던 사람이 ...예배 드리는 아내의 머리채를 잡아 끌어내던 사람이... 오랜 시간의
연단을 거치고 광야의 고난을 거치면서 낮아지고 깨어져 두 손을 들고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거절할 수 없는
그 분 방식의 사랑에 굴복을 하고 이런 고난이 없었으면 내가 어찌 하나님을 만날 수가 있었겠냐고 고백하며
궁핍과 가난 중에도 오히려 그분의 존재를 찾고 구하는 사람으로 변하여 졌음에 우리의 육신은 아직 환란을
통과하는 중이나 우리의 영혼은 천국을 누리고 있으니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으리오.
완악한 자신을 위해 오래 참고 기다리며 구원을 위해 눈물로 기도해줘서 고맙다고 진정한 돕는 배필이요
에제르라고 고백하는 그의 입술에 찬송이 흐르고 감사가 흐르니 주님 영광 받으소서....
마지막 우리에게 남은 한 봉지의 커피를 마시면서 지나온 내 신앙의 길들에 함께 해 주신 주님께 다시 감사의
기도를 올립니다.
새벽이면 먼저 일어나 세수를 하고 성경책을 들고 큐티나눔 책상에 앉는 그이를 경이의 눈길로 바라보며
나 또한 새로운 은혜에 젖고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씀의 뜻을 새록새록 새기며 너무 행복하다고
감사하다고 하는 그를 우리 주님께서 얼마나 흐믓한 눈길로 바라보실지....
[하박국 3:17]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치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식물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찌라도 ....)
비록 지금 우리에게 남은게 없이 빈손일 지라도 반드시 다시 채우시고 복 주실 주님을 믿음으로 바라보며
욥기의 말씀을 붙들고 우리는 감사한 마음으로 인내하며 기다립니다.
영육간에 하나가 되어 그분 오심을 말씀을 통하여 함께 기다리는 하루하루의 삶을 나누게 하심에
오늘의 이 커피 한 봉지가 그분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방법이심을 순종하며 그리아니하실지라도
주님을 찬송하리라는 믿음으로 더욱 견고함을 이루어가며 우리의 궁핍을 기념하면서 주님께 영광을
돌리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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