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에 심는 자 & 하늘에 심는자!
이태 전 딸과 함께 기거하며 있던 집을 떠나 주님의 인도하심으로 이 곳으로 내려온 뒤
어제사 아담한 원룸으로 이사를 하는 딸이 보내온 여분의 이삿짐을 정리 하면서
미처 손길이 닿지 않았던 짐들과
버리고 버린다고 하였지만 그래도 또 남고 다시 모아진 옷들과
입지도 않으면서 서랍장을 차지하고 있는 짐들을 슬금슬금 꺼내다 보니
온 집이 난장판으로 어질러지고 이것저것 손을 대다보니
결국 대 청소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도 버렸건만 언제 또 이리도 쌓였는지 하면서
옷 가지 하나하나를 들었다 놓았다 하며 다시 재어보고 입어보고
이 옷은 이래서 입을만하고 저 옷도 입을만한데 생각하다가
조금씩이라도 더 버리는쪽을 택해야겠다 하는 맘이 들어 나누다 보니
남기는것보다 버리는게 더 가득히 쌓여
큰 이불보자기 세 뭉치 분량 쯤 되도록 옷가지가 모였습니다.
옷가지 하나 씩을 버리면서 주님을 생각합니다.
주님 나를 부르시면 가지고 갈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주님 외에 내가 남겨두고 붙잡고 살아 갈 것이 무엇이란 말인지...
남편도...자녀도...돈도....명예도....권세도....사랑도....우정도...선함도...
나의 지식과 의지도... 근심과 염려까지도
가지고 있을 것은 아무것도 없음에.....
내것을 내어놓고 나면 잠시라도 나 아닌 다른이에게 잠시나마
요긴히 쓰일 수도 있는것들을
조금 더 버려야지 하는 맘이 들으니 아무것도 아까운게 없어집니다.
오히려 지금 입은것 외에 또 다시 입어야 하겠다고 남겨둔 것들과
이런저런 이유로 다시 사 들인 옷들이 아직도 있음에
부끄러워지는 마음입니다.
차츰 차츰 짐을 정리해 가던 중 가방 종류를 모아둔 보따리도 눈에 띄였습니다.
사실 내 손으로 산 것 보다 다른이에게 얻은것들이 더 많긴 하지만
무에 그리 아깝다고 붙들고 사는지 싶어 그것들도 거의 다
남을 주는 쪽으로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 가방까지 수북히 버리고 맨 끝에 남아있는 작은 손가방 하나....
생전에 시어머님께서 쓰시던 손목고리가 달린 지갑 같은 가방이 있어
안을 펼쳐보니 지퍼는 녹이 슬고 곰팡이까지 슬어 있었습니다.
예수믿는 며느리를 핍박을 하시다가 주님의 은혜로 죄사함의 믿음을 얻고
50년 동안 지내오셨던 4대 제사를 눈물을 흘리며 폐하시면서 주님을 영접하고
오래 고생하지 않으시고 주님 품으로 안기신 어머님이 떠 올라
가방을 이리저리 만져보고 쓸어보고 뒤집어 보던 중
녹이 슨 쟈크를 열어본 순간 눈에 띄인 만원 짜리 구 화폐 다발 23 만원!
불편하신 어머님을 가끔 찾아 뵙는 친지들이나 딸이 찾아와 손에 꼭 쥐어 주던
용돈들을 모아 작은 손가방에 넣어두고 가끔씩 꺼내어 보시며
자식이라도 드리지 못하는 또 다른 위안과 평안을 그 모여지는 지폐들을 통해
얻으시며 은밀한 즐거움과 힘을 의지하셨을 어머니....
고혈압으로 쓰러지신 뒤 이 년여를 반신불수로 거동하시면서
많이 불편하고 힘들어 하시었는데 항상 그 손가방은 어머님의
베겟머리 밑에 묻어두고 계셨었습니다.
어머님 소천하신 뒤 벌써 이사를 두 번이나 하였건만
이상하게 그 손지갑은 쉬 버리지 못하고 끼고 다녔지만
열어보려고 생각지도 않다가 10년이 훨씬 지나 이제사 드러난 화폐...
어제는 너무 낡은것 같아 버려야겠다 마음먹고 던지려다가 그래도
어머님에 대한 애틋함이 남았던지 이리저리 쓸어보다가 무심코 열어보았는데....
몇년전 신권 화폐들이 발행이 되고 옛 화폐로 잊혀져 가고 있지만
화폐의 힘은 살아있을 텐데도
많지 않은 금액이었지만 그 돈을 꺼내어 펼쳐봐도
웬지 돈이라는 느낌이 들지가 않고
그저 어머님께서 남긴 유품으로만 느껴졌습니다.
' 이돈으로 무엇을 하지....'
생각지도 않았던 돈이 생겼는데
이 돈으로 대체 무엇을 해야 좋을지 고민이 되고...
돈인데 돈같지 않게 느껴지니 참 이상한 느낌이었습니다.
무릎을 꿇고 기도를 했습니다.
" 아버지! 10년 전에 주님 품으로 돌아가신 시어머님께서
생전에 모아두셨던 돈이 있네요.
이 돈으로 무엇을 할까요....
쓰고 버려질 것들을 사기에는 의미있게 살 수 있는 것들이 없습니다.
사야할 것들은 있지만 이 돈으로 사고 싶은 것들이 전혀 없습니다.
어머님께서 두고가신 이 땅의 재물을 하늘나라에 심기를 원합니다.
아버지!
남편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주의 나라를 위해 귀히 쓰여 질 곳에
심겠습니다.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그러고 나니 마음에 감사와 기쁨이 일어났습니다.
정리를 다 한 뒤 남편이 돌아와 이런저런 일상사를 나누는데
자꾸 낮의 일이 생각속에 맴돕니다.
그래도 어머니가 사랑하던 아들인데 그냥 멀없이 쓱싹~ 하는것이 옳을까...
알게 되면 그냥 흐지부지 없어질게 뻔한데....
주님이 괜찮다 하실까...나를 위해 쓰려는것도 아닌데 뭐....
그래도 웬지 찜찜하네...아~ 말을해 ~말어~~ 아 띵... ㅎㅎㅎ
온갖 상념이 맴돌았지만 그냥 입 꾹 다물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침 까지 푹~~잘 잤습니다.
새벽이 밝아 옵니다.
또 생각이 납니다.
에효!~ 안 되겠다. 불어야지...ㅎ
침대 위에 누운 채로 어둠속에서 말을 꺼냈습니다.
" 있잖아!~ 어제~~ 어쩌고 저쩌고~~~@%$#@%$^%&^*&(*&(*)"
" 우잉? 그래??? 얼만데? "
" 23만원...그런데 어머님의 유품인데 이 돈을 갖고 의미있게 쓸 뭐가 없으니
전도지 사역을 위해 헌금하겠다고 하나님께 기도했어..."
" 안돼!!"
( 내 그럴줄 알았다...그래서 입다물고 있을랬더니..애휴!~)
" 내가 말 안 할라다가 했더니 ~~ 이미 기도했단말이야아!~~~"
" 그래도 안돼!~~ 어머니 유품인데 의미있게 써야지~~"
" 하늘나라에 어머님이 계신데 헌금하면 어머님도 기뻐하시지이~~~~"
" 아이닷!~ 손 대지 말고 가만 ~놔둬랏... 내가 쓸끼다....어머니 산소에 나무 사다가 심을란다 "
" ㅡ.ㅡ;;;;; "
더 말을 이으면 새벽부터 다툼이 될것 같고 누워서 주님께 말합니다.
" 아부지!~ 들으셨지요? 저는 하늘나라에 심고자 하는데 이 미련퉁이 남편은
반대를 하네요...제가 서원한것은 남편의 반대로 무효가 되었습니다.
민수기 30:8
그러나 그 남편이 그것을 듣는 날에 허락지 아니하면 그 서원과 마음을 제어하려고 경솔히 입술에서 발한 서약이 무효될 것이니 여호와께서 그 여자를 사하시리라
주님이 그리 말씀하셨으니 제 마음의 중심은 받으실줄 믿습니다."
.................
그런데 그리 기도하고 나도 은근히 분이 올라 옵니다.
' 그래...당신이 그렇지 뭐... 미련곰팅이같으니라고....땅에 마음이 있으니
어찌 하늘에 쌓으려는 맘이 들겠노...에라이~ 나발같은자같으니라고...$#$%$#^%$^%&'
그런데 갑자기 번뜩 스치는 생각하나.....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 돈을 봉투에서 꺼내어 반으로 나누어 남편에게 내밀었습니다.
" 자!~ 여깄어요. 반으로 갈랐다. 당신은 땅에 심어라. 나는 하늘에 심을란다."
" 머시라카노~~ 안된다안카낫!~~~까불지 말고 다 내놔랏!~"
" 왜!!!!!!!~~~ 나도 어머니한테 반은 자식이었다 뭐~!~~~~~ 흥!!!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냅다 소리를 팩 지르고는 방에서 나왔습니다.
정말이잖아요~
사실 솔직히 어머님 모신 공로로 치자면 아들보다는 며느리인 제가 더 많다구용~~
혈압으로 쓰러지셔서 불편하신 거구의 몸을 바쁘고 힘든가운데서도
씻겨 드리고 챙겨드리고 한 사람은
아들도 딸도 아니고 며느리인 저였거덩요.
혈과 육을 나누어 받은 자식들인 아들과 딸은 그때 어머님의 뒷감당을 못하더라구요.
소변통 한 번 갈아주지를 못하더라는.....
예수믿는다고 핍박하시던 분을 눈물과 기도로 주님의 은혜를 입어 구원함을 입고
천국으로 가시도록 쓰임받은 자도 본 자식인 당신들보다 데려온 자식인 저였다구요!
강경하게 선포를 하고 나와 버렸는데
어째 뒷말이 없이 조용합니다. ㅎㅎㅎㅎ
아마 그 말이 마음에 와 닿았던 거겠지요.
저도 반은 어머니 자식이었으니 저도 어머님의 유품을 쓸 권리가 분명히 있다구요....
순간적으로 이런 지혜를 주신 주님!
감사합니다.
그래서 10년동안 가방에 잠들어 있던 어머님의 유품인 물질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반은 이땅에 반은 하늘나라에 쌓여지게 되었습니다.
조금 있으니 남편이 거실로 나와 한 마디 합니다.
" 이 가방이었나 보네...어머니 쓰시던 거네....반 나눈거 맞나? "
(메롱~!~ 내가 만원 더 가져왔징...오홍홍!~ ㅎㅎㅎ)
이상하게 오늘 주일 예배에 처음 나온 찬송이 어머님께서 생전에
유일하게 좋아하시던 찬송이었습니다.
복의근원 강림하사 찬송하게 하소서 ♬~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예배시작 특별찬송을 " 나 아무것 없어도" 를 성령의 감동하심으로
중심을 다하여 기도하는 마음으로 제가 부르며 주님께 영광을 돌리고
자리에 돌아오니 남편이 쪽지를 건넵니다.
'당신 찬송하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난다'
.................
주님! 감사합니다.
성령님께서 그 마음을 만지신게지요.
나 아무것 없어도 주님이 있고 ♪~♩~♬
나 아무것 할수 없으나 주 하시네 ♪~♩~♬
나 무력해도 주는 강하시고 ♪~♩~♬
나 모든것 모르나 주는 다 아시네 ♪~♩~♬
나 어두울 때 주 빛 되시고 ♪~♩~♬
나 어디가야 좋을지 모를 때 ♪~♩~♬
주 나의 길이 되시네 ♪~♩~♬
나 슬픔에 잠기어 낙심될 때 ♪~♩~♬
선 하신 주의 팔 날 붙드시네. ♪~♩~♬
남편의 믿음과 소망은 아직 이 땅에 있습니다.
어머님의 육신은 이미 썩어져 흙이 되어 주님 이루실 부활을 기다리고
그 영혼은 주님 품안에 안식을 누리고 있음에도
남편은 그 육신이 뉘어진 흙을 꾸미고 단장하는일이
더 자신을 기쁘게 하고 있고
이 땅에서 아무것도 가진것이 없는 저는
우리 주님나라와 그 의를 위해 작은것이라도
하늘나라 일에 쓰임받고 주님을 위해 하는 일에
더 기쁨이 일어납니다.
땅에 심는자는 썩어질 것을 위해 심는 것이요
하늘에 심는자는 썩지 아니할 영원한 의를 위하여 심는것이라...
땅에 심어둔 것은 사라지고 없어질테지만
하늘에 심어둔 것은 주님 만났을 때
더 큰 이자를 붙여 받을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내 목숨까지도 내 것이 아님에
정녕 나 아무것도 없으나
주님으로 인하여 나는 심히 부요하며
부족함이 없음입니다.
나를 부르실 주님을 위해 신부단장을 하며
주님의 보혈을 의지하고 내 믿음의 옷을 깨끗케 하기를 소망합니다.
주님!
나를 받으시옵소서.
마라나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