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짓? 이쁜짓?
가설라무네~~~
신앙간증은 아니고용~
울 님들 쪼매 웃어보시라꼬~ 제가 플래닛에 예전에 써두었던 글 하나 올려봅니데이~
그냥 쉬어가입시데이~^^
뭐 흉이라면 흉이지만 우리 집 신랑이랑 어느 날 아침에 엮었던 헤프닝 한 마당을 풀어 놓아 보겠습니다. 우리 신랑이 경상도 중에 오리지널 원조 경상도 사나이입니다.
집이 아무리 어질러져 있어도 잔소리 한 마디 하는 법은 없어서 좋기는 한데도 그 도가 조금 지나칩니다.
어질러진 방 절대로 치워 주는 법이 없지요.
자고싶으면 딱 자기 누울 만큼만 손으로 쓰윽 밀어 붙이고 모로 누워 자고요.
양말이나 휴지쓰고 손을 탁 놓아 버리면 그 자리가 그냥 휴지통입니다.
담배 끊고 술 끊고 나서 새로 들인 습관하나가 껌 애용인데요, 입에 물고 잠들어서 베개에 묻혀두기 일쑤랍니다.
요건 양념이구요.
일이 뜸해진 관계로 오래간만에 아내 따라 가게로 왔는데요.
놀러나온 신랑을 셔터맨 시키기 싫어서 소파에 모셔두고 환풍 시킨다고 문을 활짝 열어두고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빗자루를 드니 신발 벗고 발만 달랑 의자에 올리고 앉더구만요.
눈은 TV 에 고정입니다.
봉걸레를 들고 와서 바닥을 쓱쓱 문지르다가 하고 있는 모양이 미워서
"요런거는 아자씨가 좀 해주는거 아이가? "
하며 슬쩍 째려보는 체 하면서 떠 보았습니다.
(사실은 마누라 가게 나와서 남자들이 고런거 하는거 내가 보기 싫어 하걸랑요.....)
했더니, 가만 쳐다보다가 하는 말.
"이왕 한거 그냥 니가 다 해라"
그래도 싫다 소리 안한게 다행이다 싶어서 청소를 마치고 커피를 한 잔 타서 대령했습니다.
탁자에 신랑 커피랑 내 커피랑 마주 놓고 한 모금 마시는데 갑자기 이 남자 커피잔을 들더니 자기 양말에다가 갖다 대는 것이었습니다.
왜 저러나 싶어서 하는 양을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는데 오른쪽 손으로 커피잔을 들고 자기 양말 바닥에다가 커피잔을 슬슬 돌려가면서 문지르는 것이었습니다.
하도 이상한 짓이라서
"지금뭐하는데?"
하면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어 보니깐
"커피잔에 묻은 물 닦는다 와? 커피잔이나 깨끗이 닦고 주지 이기 뭐꼬? 물을 질질 묻혀서........에이 참........"
"애고~~내 몬살어....."
갑자기 터져나온 웃음에 입에 머금고 있던 커피가 다 튀어 나오려고 하면서 떠 오른 또 하나의 생각.
우리 신랑은요~ 밥을 먹자고 차려 놓으면 젓가락을 빼들고서는 자기 겨드랑이에다가 쓰윽 문지르고는 밥을 먹습니다.
수저통에서 먼지가 묻었을거라나 뭐라나.......
그럼 뭐 자기 겨드랑이는깨끗한가요?
내가 숨이 넘어 갈 만치 웃음보가 터져 버렸습니다.
여고 시절 때 괜히 낙엽구르는 모양새를 보면서 아주 숨이 넘어갈 만치 웃고 또 웃곤 하던 그 날 뒤로 처음으로 탁자를 두드려 대면서 웃음을 멈추지 못하고있는데 이 남자 또 하나의 모션!
씹고 있던 껌을 언제인지 왼쪽 새끼손가락 손톱위에다가 얹어 놓았다가 마누라를 한 번 힐끗 가재미 눈으로 쳐다보면서 입으로 홀랑 털어 넣는것 아니겠습니까~~
"하이고~~나 미쳐............"
눈물을 찔끔찔끔 흘려가면서 터진 웃음보가 그칠 줄을 몰라서 참았다가 또 터지고 하기를 여남은번...
신랑도 괜히 미안한지 하는 말.
"뭐~원래 자기 거는 안 더럽다 아이가......웃기는 와 웃노 자꾸 미쳤나? 참 내......둘 다 미쳤는갑다."
으흐흐흐흐흐흐~~ 아이고 배 아퍼~~~~~~~~~~
이 남자 미운짓인교? 이쁜짓인교?
부창부수라꼬 이제는 포기하고 사니까 별로 안미워 보입니다.
신랑한테 또 글 한 편 써야겠다 했더니 씨익 웃습니다. 늙으면 얼라 된다 하더니 우리 신랑 매일 하는짓이 요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