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금이 2005. 8. 26. 15:31

 

 

모처럼만에 평안한 마음이다.

며칠을 비가 내려 하늘도 맑고 깨끗하다.

 

그동안  작업하던 단편 하나도 마무리하고........

 

처서도 지나고 계절은 어느듯 가을.........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이때쯤부터 나는 계절병을 앓기 시작한다.

 

이름도 모를 외로움.

 

허전함.

 

쓸쓸함.

 

사람을 옆에 두고도 찾아오는 이런 쓰잘데 없는 감정들은 내게 어쩌면 필요악일지 모른다.

 

나는 가끔 슬프고싶다.

 

이유도 모를 서러움이 북받치면 뜨거운 눈물을 펑펑 쏟고

 

곧이어 찾아오는 카타르시스에 젖어든다.

 

눈물은 내 슬픔을 치료해 주는 명약이다.

 

하지만 이제는 슬퍼하지 않겠다.

 

외롭지 않다.

 

고통과 슬픔과 괴로움과 기쁨이 한데 어우러져 내 글의 근원을 이룬다.

 

하지만 글을 쓰기 위한 고통은 맛보고 싶지 않다.

 

예전에 혹 도움이 될라나 해서 일일 파출부까지 팔 걷어부치고 해보았던 그 경험은

 

내게 별로 도움이 되지 못했었다.

 

이틀 힘들여 일해보고 10 배는 손해 봤을뿐.......

 

그러나 마음의 고통은 아프기는 하여도 충분한 소재는 될 수있다.

 

하지만 너무 아픈것은 두렵다.

 

나는 글쟁이가 될 수있을까........

 

쟁이가 되지 않아도 좋다.

 

쓰고싶을때 끄적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하다.

 

보이는 것으로 인하여 마음 뺏기지 말고 내 안에 이루어지는 것들로 인해 기뻐하자.

 

바라는것에 믿음을 더하면 실상이 된다는 말씀에 젖기를 원한다.

 

오늘도 파란 가을하늘.

오늘하루의 기쁨에 나를 맡기고 시작 하는 하루!

 

 

 

                                                                                2005. 가을 어느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