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구조되니라
오늘의 큐티 묵상
(행27:27~44)
마침내 구조 되니라.
바울의 일행을 태운 배가 유라굴로 광풍에 떠밀리고 쫒겨 다니던 캄캄한 아드리아 바다의 어둠속에서 열나흘이 지난 자정의 시각 쯤 사공들은 마침내 육지가 가까워 왔음을 직감합니다.
항해가 어려움을 만날것을 경고한 바울의 말을 무시하고 출발했던 배의 사공들이 자기들만 살겠다고 몰래 거룻배를 타고 도망갈 궁리를 하다가
그 모든 형편중에도 깨어 불꽃같은 눈으로 환란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던 바울의 눈에 딱 걸렸습니다.
어릴적 부터 부모의 다툼에 진저리가 나고칼을 들고 설치고 병을 깨서 난리를 쳐대고 알몸으로 만든 엄마를 혁대를 풀어 구타를 하는 아버지의 도를 넘는 가정 폭력에 온 가족이 시달리며 말로는 다 표현하지도 못할 환란을 겪다가
지옥같은 그 시간들이 너무나 힘겹고 살 소망이 끊어져 저는 어머니와 의논을 해서 몇벌 옷가지만 챙겨 아버지를 버려두고 동생들을 데리고 도망을 쳤습니다.
혹시나 붙잡힐까봐 아버지가 깊이 잠든 자정이 넘은 시간에 아침 밥상을 차려 편지 한 통을 얹어 놓고 택시를 불러
우리가 갈수 있는 먼데라고 생각 되는곳까지 아이들을 데리고 엄마와 저는 마치 애굽을 탈출하듯 급히 달아났습니다.
그때 제 나이 여고를 졸업한지 일년 쯤 지났고 막내 남동생이 두 살쯤된 1남 5녀의 장녀로 어디든 다 같이 도망가서 살 궁리로 준비한 각종 증명 서류들을 가지고
작은 읍 사무소에 취직을 하고 어렵게 피난 살이 같은 삶을 살아가던 중 지인으로부터 다른 좋은 취직 자리를 말해 준다고 불려간 곳에서 뜬금없이 남편을 소개 받았습니다.
모든 형편이 결혼을 생각하기엔 꿈도 못 꿀 처지라 당연히 거절을 했지만 사윗감을 보고 탐을 낸 어머니의 응원을 힘입고 끈질기게 매달린 남편의 구애에 일년을 버티다가
가지 많은 나무에 조롱조롱 매달린 어린 열매들 같은 동생들과 어머니를 버려두고 저는 또 거룻배를 타고 도망치는 사공처럼 시집을 갔습니다.
꽁꽁 언 손으로 설겆이를 하는 저를 본 남편이 안쓰러운 마음에 자기가 데려가 고생끝 행복 시작으로 신데렐라를 만들어 주겠노라고
마누라가 예쁘면 처가 말뚝보고도 절한다고 했다고 자기를 믿어달라고 다짐하던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다 믿은것은 아니었지만
일류대학도 나오고 믿음직해 보였던 남편의 도움으로 혹시 쥐구멍에 볕이 들어 친정의 형편을 조금이나마 돕고 바꿀수 있을까 하는 나의 속 마음이 어리석었다는것을 깨닫게 된것은 세월이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였습니다.
연못도 있는 대도시 이층 번듯한 양옥 집으로 시집을 간지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어른들과 함께 시골 고향으로 다 이사를 해버리고
나무로 불을 때서 밥 해먹고 서로 정이 들어야 된다는 어른들의 강권으로 남편은 서울에 살고 혼자 시골에 남아 시어른들을 모시고 살아야 했던 시집살이 일년 ...(에휴~
왜 그때 달아나지도 못했던지 ...ㅎ)
그 후 종갓집 외동며느리로 예수에게 붙잡혀 미친 사람이 된 죄인으로 또 갖가지 고난을 겪으며 더욱 큰 광풍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살아온 처지 였으니
생각할수록 어릴적 그렇게 어렵고 힘들게 방랑의 배를 타고 험한 바닷길로 함께 떠나온 형제자매와 어머니를 풍랑 가운데 버려두고
거룻배를 끊어 타고 나 혼자 도망온 죄인이 된 저는 늘 마음이 무겁고 그 때를 기억할 때 마다 회한의 눈물이 솟습니다.
지난 세월의 크고 작은 유라굴로 같은 그 모든 광풍이 이제는 잠잠해 지고 마침내 한 사람도 잃어 버리지 않고 구조된 바울의 일행처럼 이제 조금씩 평화가 깃들고 있는 제 삶에
그 모든것이 친가와 시가 등 나와 내 집의 모든 사람들을 구원에 이르게 하시려고 허락한 하나님의 뜻이요 구속사의 여정인것을 깨달으며
비록 배에 실었던 짐도 가구도 밀 푸대들도 다 바다에 던져버리고 남은것은 없지만은 하늘의 집을 향해 인생의 바다를 항해 하고 있는 이 좁은길에 바울 같은 주께서 우리와 늘 함께 하시므로 이젠 두렵지도 힘겹지도 않습니다.
아직 구원의 배에 들어오지 않은 남은 형제들을 위해 오늘도 예수의 이름으로 아버지께 눈물로 간구합니다.
주여!!
말씀으로 약속하신 남은 구원의 역사를 내 집에 속히 이루어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