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내 심령에 박힌 얼음 못을 빼내며...
더위도 추위도 배고픔도 배부름도
모든것이 주님의 뜻 안에 있는 것이라...
오랜 시간 오랜 나날 내 가슴에서 차디 찬 얼음 못이 되어 박혀 있다가
빠져 나간 기억 하나가 며칠전부터 떠 올려 집니다.
저는 무엇인가 숙제 처럼 내가 써야 할 과제가 있을 때면
이상하게 아침부터 손님의 발길이 뚝 끊어 지는것을 계속 경험하면서
지금 까지 아무도 손님이 들어 오지 않기에
엊그제 부터 내 안에서 자꾸 맴도는 지난 날의 기억 하나를
끄집어 내어 토설하여 봅니다.
지난 날 저희 집 가계가 기울어 지면서 맨 처음 미용사 자격증을 40 이 다 된 나이에 따고
남의 돈을 얻어 힘들게 가게 오픈을 하고 어렵게 운영을 하던 중
결국은 아이엠 에프의 광풍까지 덮쳐와 어른들께 물려받은 과수원도 집도 다 날아가고
길거리에 팽개쳐 지면서 시모님도 중풍으로 쓰러지고, 남편도 쓰러지고 안 좋은 일들이 줄줄이 겹쳐서
다가오고 한 방 맞고나서 조금 정신을 차릴라 하면 또 한 방 터지고....
그래도 또 일어나는 오뚜기처럼 살아오다 보니 지금까지 왔습니다.
가게 운영이 어려워져 글친구로 맺어진 얼굴도 모르는 어느 자매에게 그 당시
천만 원이라는 큰 금액의 금전적 도움을 입어 이자만 몇 년을 갚아가던 중 급기야
십 년만에 가게 정리를 하면서 반액만 갚고 나머지 금액은 허공에 뜬 구름같이 걸쳐두고
몇 년을 지나오게 되었습니다.
경남과 서울이라는 서로 먼 곳에서 살던 우리는 그저 이름만 아는 글친구가 되어
동갑내기 같은 나이에 예수님을 믿는 한 형제라는 이유만으로
나를 믿고 남에게서까지 빌려서 내게 도움을 주었던 것인데
우리집이 이런 저런 일로 풍비박산이 난 저는 도저히 나머지 금액을
쉽게 갚아 줄 수가 없었습니다.
돈을 대신 빌려준 지인에게 독촉을 받은 그녀가 어느날 조심스럽게 완불해 줄것을 부탁했지만
하루하루의 삶조차 버거웠던 저는 그만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지금 나에게 그것을 갚아 달라고 하면 난 도망을 가던지 죽던지 해야 한다고....
사람이 코너에 몰리니까 빚진 죄인이면서 오히려 뻔뻔해지는 마음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나의 사정을 잘 알고 있던 그녀는 더 이상 나를 채근하지 못하고
난 또 그렇게 살아가기가 힘겨워 이젠 이자 조차도 보내지 못한 채로
우린 서로 연락이 끊어지게 되었습니다.
그 날 이후로 그녀와의 일은 내 가슴에 큰 얼음못이 되어 박혔고 그 기억이 떠 오를 때마다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빚 진자의 탄식이 되어 죄인의 자리에 늘 머물러 있었습니다.
내 자신이 그녀를 대하기가 빚 진자로 늘 마음이 불편하고 목에 가시가 걸린듯 하였지만
예수님을 믿으며 하나님을 아버지로 함께 부르는 자로서 결코 그녀를 잊어버릴수 없음에
연락을 끊고 달아 날 수도 없었습니다.
그 후 몇년의 시간이 흐르고 아주 가끔 서로 안부만 물으며 마치 없었던 일 처럼 묻어두고
살면서도 그녀는 한 번도 다시 채근하지 않았고 오히려 나를 위해 기도해 주며 지내기를
거의 십여 년의 세월이 흐르고 광야의 방랑자 처럼 이사를 다니다가
이곳 경기도 쪽으로 올라온 후 다시 하나님의 은혜로 가게를 내고
그녀에게도 안부를 전하였습니다.
주님의 은혜와 도우심으로 조금씩 다시 살림이 안정이 되어지고
가게가 자리를 잡아 가면서 문득 그 일이 떠올랐습니다.
한꺼번에 갚으려고 생각하지 말고 조금씩 이라도 갚아왔다면 지금쯤은 그 빚이 없어졌을텐데...
그녀에게 그 생각을 말하고 조금씩이라도 갚겠다고 계좌 번호를 알려달라고 했지만
그녀는 가르쳐 주지도 갚아라 말아라 소리도 없이 나를 믿음안에서 자매된
여전한 태도로 대하여 주었습니다.
아마도 본인이 나 대신 그 빚을 이미 갚았구나 하는 짐작이 들었습니다.
어찌 그럴수 있었을까요.
그녀는 참으로 대단한 믿음의 소유자 였음입니다.
유별난 성격의 시어머님을 주님의 사랑으로 섬기며 치매 간병으로 무척이나 힘겹게 살면서도
주의 이름으로 모든것을 감당하며 사는 아름다운 믿음의 딸이었음입니다.
어느 날 기도 중 이젠 저도 이 땅의 삶에서도 빚 진자의 삶에서 벗어나
남들에게 꾸어주고 도와주는 자의 삶을 살게 해주시라는 그런 간절한 기도가 나왔습니다.
그 후 그녀의 마음에도 닿았는지 조금씩이라도 갚아 나가는게 나를 도우는것일 수도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면서 계좌 번호를 보내 왔고 전 그 날 이후로 한 걸음 한걸음 걷는 자 같이
조금씩이나마 갚아 나가며 비로소 나의 심령은 평강을 찾고 이제 안식을 누리고
제 심장에 박혀있던 얼음 못 하나를 빼 내주었습니다.
다시 입금을 시작한 날 그녀는 빚 진 자인 나보다 오히려 더 기뻐해 주고
눈물이 다 난다 했습니다.
또한 그 금액으로 시골 작은 교회의 십자가를 세웠노라고 감사해 했습니다.
나를 빚 진자의 원수로 여기지 않고 오래 참아준 그녀의 사랑은
한 사람이 죄인의 올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십자가를 져 준 그녀의 믿음의 행함이 되어
분명히 천국에서 아버지께 기억되어진 바 되어 큰 상급이 되어 기다리고 있을 줄을 믿습니다.
이십 년이 가까워 가는 그녀와의 인연이
원수가 되어 끊어지지 않고 오래 믿고 참아준 그 사랑을 어찌 다 갚을 수 있을까요.
몇 달 전 예수 안에 아는 지인이 가난한 저에게 도움을 청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주 안에서 같은 처지의 도움을 받았던 나 인지라 차마 외면할 수가 없어
카드 대출을 내어서 도왔는데 모든일이 계획대로 되어지지 않는게 사람 일인지라
처음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어서 지난 날의 제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로 인해 그녀는 얼마나 내게 섭섭했었을지....
그 빚을 나 대신 갚아나가며 얼마나 힘들었을지...
원수가 아닌 사랑으로 그 마음을 지키기가 얼마나 어려웠을지...
단 한번도 원망조차 하지 않아 준 그녀의 배려가 얼마나 감사한지...
내게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그들로 인해
내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므로 받았을 그녀의 괴로움과 고통을
더욱 체감할수 있습니다.
그들을 도울 때의 처음 나의 마음이 혹시라도 약속이 지켜지지 못하고 내가 그 빚을
대신 갚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할지라도 감당하겠다는 각오로 도우긴 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미안함으로 인해 발길도 끊어버리고 연락도 멈춰 버린 그들로 인해
돈보다도 사람을 잃어 버릴것 같은 안타까움과 아픔이 솟아 납니다.
그들에게 쏟은 사랑과 애정이 깊었던 만큼 상실감과 아픔이 배어납니다.
이 일을 겪으며 늘 죄인의 자리에 머물러 아버지 앞에 나아가지 못하는 우리를 향하여
그 품에 나아오기를 날마다 기다리고 계시는 주님의 그 깊은 사랑과 기다림이 깨달아 집니다.
나는 일만 달란트 빚 진자로 내게 백 데나리온 빚진 자의 아픔을 체휼할수 있는 사랑으로
내가 감당 할수 있는 믿음이 있어지기를 주님께 청해 봅니다.
나는 할수 없는자 임을 깨달으며 주께서 우리 연약한 인생들을 불쌍히 여겨 주시기를....
또한 아무리 빚진자의 자리에서라도 늘 자비와 긍휼을 예비하고 계신 우리 주님의 사랑이
넘치고 있음을 잊지 않고 살기를 기도합니다.
영육간에 빚 진자가 되어 날마다 살아 가고 있는 나의 인생이 조금은 부끄럽고 미안 할지라도
내 죄를 깨달을 이 때가 바로 은혜 받을 때요 구원받을 때라
천국을 침노하는 마음으로 주님 앞에 나아 갈 수 있는 길을 열어 두신
주님의 은혜가 얼마나 감사한지....
썩어 없어질 이 땅의 물질로 인해 썩지 아니할 영원한 하늘나라의 인연과 사랑이
끊어 지지 않게 되길 기도하며 사랑과 안타까움으로 내게 백 데나리온 빚 진
그분들을 주의 사랑으로 이해하며 오늘도 이전에 나누던 사랑으로
여전히 만날수 있기를 기다려 봅니다.
주님!
그들의 형편을 돌아보아 주시고 불쌍히 여겨 주옵시고
내 심령에서 빼 내 주신 얼음못처럼 그분들의 심령에 박혀있는 못을 빼내주사
미안한 마음을 핑계 삼아 그 마음을 붙들어 서로 만나지 못하게 하며
참소하고 있는 사단의 올무를 거두어 주옵소서!
주 예수의 이름으로 그들을 축복하며 사랑합니다.
나를 믿어 준 그녀에게 감사하며 사랑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