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능금이의 방/* 능금이 간증문

남기는것과 버리는것의 기준을..

능금이 2013. 3. 1. 10:51

아직 꽃 망울이 열렸다는 소식은 없는데

꽃샘 추위가 왔다네요.

지나온 겨울이 유난히 춥고 눈이 많이 내려서였는지

봄 소식이 은근히 더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해가 바뀌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혹시 홀해는, 혹시 이번 봄에는 하는 마음으로

우리 주님 만나기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의 신부로 단장이 다 되어서가 아니고

점도 없고 흠도 없는 정결함을 이루었음도 아니고

술람미여인이나 에스더왕후와 같은 단장을 하고 있음도 아니지만

주님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이유는

주를 만날 그때까지라고 하더라도 오직 주님의 보혈의 은혜와 사랑으로 덮어주심이 아니면

결코 완전할 수 없음을 잘 알기에 더욱 주를 뵙기를 사모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음입니다.

 

주의 은혜로 우리에게 꼭 맞는 집을 얻고 이제 이사할 준비를 합니다.

봄이 되어 이사철이 되어서인지 이삿짐센타를 이용하기가 만만치 않지만

무겁고 큰 가구들은 사다리차를 이용을 할 수 밖에 없어서

어차피 모든 짐들이 내 손을 거쳐야 하겠기에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하는 생각에 

포장 이사가 아닌 일반 이사를 하기로 맘을 먹고 퇴근후 틈틈히 정리하며 짐을 싸기 시작했습니다.

 

농장을 하며 큰 살림을 살던 예전 나의 집을 떠나올 때 많이 버리기도 했었는데

그동안 또 몇번 옮겨 다니며 다시 한 두 가지씩 늘은 살림이라 

이사하기로 맘 먹고 집을 둘러보니 어이구~ 하는 한숨이 절로 폭~폭~ 나옵니다.

 

이삿짐을 싸다보면 만 가지 생각이 교차합니다.

특히 주방 살림부터 이런저런 이유로 필요하다고 들여 놓은 가구들과 안방살림들

옷가지들 가지가지 ,어쩌면 그렇게 다시 또 모여서 많기도 많아졌는지

내심 주님앞에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짐을 싸려고 맘을 먹고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기준을 정했습니다.

 

남겨두어야 하는것보다 버리는 쪽으로 기준을 맞춰서 정리하기!!!

 

어쩌면 다 필요해서 구하고 써왔을 도구들이겠지만

이 세상에 미련을 두지 않고  날마다 주님을 만날 준비와 단장을 하겠다는 사람이

무에 더 많이 남겨두고 가지고 있어야 하겠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전에도 이삿짐을 정리할 때면 물건들을 들고 이리뒤적 저리뒤적하며

이것은 이래서 필요할것 같고 저것은 저래서 필요할것 같은 생각에

버렸다가 다시 주워 담았다가 하는 손놀림을 반복했더랬습니다.

 

그러나 이젠 정말 꼭 지금 필요한것만 남기고 더 많이 버리는 쪽으로 기준을 정하고 나니

진짜 버려지는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살림 때가 더덕더덕 껴있는 주방기구들도 버리고

안쓰고 새것 같은 물건이어도 꼭 내가 쓸것만 남기고 버리고

이런저런 이유로 놔뒀다가 한 번도 안 입고

늘 그자리에 걸어두고 쌓아 두었던 옷가지들도 거의 반 정도는 버리고

올망졸망한 가구들도 대부분 버리고

아까워서 두 번 세번 손이 가던 책들도 과감하게 버리고

몇년이 지나도록 한 번도 안 들었던 시디들도 버리고

버리는 것에 기준을 두고 정리를 하고보니

버리는쪽의 짐들이 차곡차곡 얼마나 많이 쌓이는지 ....

 

언젠가 딸이 냉장고 문을 열다가 하는 말

 

" 엄마! 우리 이제 냉장고쯤은 바꿀 때가 지나지 않았나요? "

 

순간의 선택이 십년을 좌우 한다는 어떤 광고카피가 무색할 정도로

거의 25년을 끌고 다니며 써 온 냉장고라 칸막이들이 부셔져서 나무판으로 대신 사용하고있는

우리 집 냉장고지만 그래도 안 죽고! 안 멈추고 돌아가니까~ 쓸 수 밖에...ㅋ

 

살림 다이어트를 하다 보니 참으로 내가

버리지 못하고 가지고 있는게 많았구나 하는게 새삼 느껴집니다.

 

눈에 보이는 살림살이들이야 이렇게 보여지는 기준으로 버릴수라도 있는데

보이지 않으나 더 많이 내 마음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더럽고 추한 죄들과 생각들은

참으로 버리기가 힘이 드는것 같습니다.

 

말씀과 기도로 그나마 조금씩 버려진 것 같았는데 어느 새 불쑥 튀어나오는

죄의 습성들과 혈기들, 곱지 못한 말투들, 행동들...

 

비록 주님의 안목과 기준으로 볼때에 도저히 봐 줄 수 없는게 더 많겠지만

그래도 긍휼과 사랑으로 나를 다듬어가 주시고 조금씩이라도 변화되어가는 나의 모습을 

오래 참고 기다려 주시면서 빙긋한 미소로 바라보시는 주님의 사랑 때문에

오늘 날 내가 주님 앞에 존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주님께서도 이 시간 이 땅에 있는 당신의 백성들을

버리고 남기는 기준을 정하셔서 키질하고 계실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알곡과 쭉정이, 오른쪽 왼쪽, 양과 염소,산자와 죽은자,

죄사함 받은자와 죄안에 있는자,

이 땅을 바라보며 사는자와 하늘을 바라보며 사는자, 성도와 종교인,

한 번 태어난 자와 거듭 태어난 자, 주님을 기다리는 자와 외면하는자....

청함 받은자와 택함 받은자!

 

죄악이 관영하고 차고 넘쳐서 주님의 보시기에 당장이라도

토해버리고 싶으실 패역한 이 땅의 인생들이지만

아직 조금 더 참으시고 인내하시며 기다리시는 당신의 사랑때문에

오늘도 해가 뜨고 여전한 하루의 일상이 이어져 가고 있음에 

영육간에 조금 더 버리고 단장할 수 있는 기회와 은혜를 주심이 감사하고

항상 기뻐하고 쉬지말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할 수 있는 

오늘에 허락하신 주의 긍휼이 감사합니다.

 

날마다 더 아버지의 마음을 내게 부으사 애통함으로 기도하게 하여주시고

어디서라도 입을 열어 복음의 비밀을 담대히 말하게 하여 주시고

좁은 문 좁은 길을 힘써 걸으며 이 길의 끝에서 주의 얼굴을 뵙게 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간절히 기도합니다.

 

주님을 사랑합니다!

마라나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