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성막기도 일지

왜 금식하느냐고...

능금이 2011. 7. 5. 15:23

지난 주 수요일 성막기도를 집에서 드리게 되었다.

늘 가게에서 했었는데 마침 남편이 늦게 온다는 연락이와서

마음 편하게 집중하여 기도를 드리고자 든든히 무장을 하고....

 

성막문을 지나 번제단, 물두멍을 지나, 진설병을 넘어.....언약궤에 이르도록

앞은 깜깜....

반장님의 대언기도는 오늘 따라 각자 이름까지 불러주며 몇몇 반원들에게

기름을 흘려 퍼부어주셔서  마음속으로 주님! 제 이름도 한번 불러주세요~~하는

간절한 맘에 귀를 쫑긋하고 기달리는데 어느덧 기도는 끝나고

반장님은 전을 거두시고 막 뒤로 퇴장하신다.

 

주님 ! 제 이름 한번이라도 불러주시지....

갑자기 서러움이 솟구쳐 올랐다.

꺼이꺼이!~~ 불 꺼놓은 방안에서 목을 놓아 서럽게 서럽게 울었다.

 

다른 반원님들께 부어주신 은혜를 함께 축하를 해드려야 하는데 하는 마음이 올라오는데도

그 마음과 상관없이 막~ 설움이 솟아서 마무리 쳇팅을 나누며

인사들을 나누는데도 열 두살 아이마냥 나는 철없이 징징거렸다.

 

누군가 " 아비가일님! 울고계세요? " 하고 물었다.

나는 냉큼 "네!~ ㅠㅠ" 하면서 감추지 않고 징징거렸다.

 

내가 이렇게 좋은 분위기 망치는 철없는 사람은 아닌데 어찌된 일인지

그저 그날은 내 슬픔을 감추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서 계속 굵은 눈물방울을 솟구쳐대며

묻는 말에 대답은 꼬박꼬박 해가며 울었다. ㅎㅎ

 

반장님께서 마음이 아프셨는지 내일 전화를 해도 되겠냐고 물어주셨다.

나는 얼른 " 네!~ 감사하지요." 그랬다.

그 다음 날 오후에 반장님의 전화...

 

금식 명령이 떨어졌다.

 

" 집사님! 부담스러우실지 모르겠는데요...어제밤에 세시 까지 잠을 못자면서 기도를 하게 되었는데요...

  주님께서  금식을 아비가일님과 저와 같이 하라십니다....하실 수 있겠어요? ㅠ~"

" 아!~ 네네!~ 하라시면 당연히 해야지요!! 며칠이나...?"

" 사흘을....좋으신대로 하루 한 끼씩 하시던지...."

" 네! 알겠습니다! 주님 명령이라면 해야지요! 저는 일을 하면서 해야 하니까 오전 한 끼 금식으로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님이 죽으라면 죽기라도 해야할텐데 금식이야 ~당연히~ 해야지~

어차피 금식이야 내 목숨을 주님께 드립니다 하는 표현이니

에라~ 한끼가 아니라

내리 사흘을 달아서 하자.

하루 한끼면 아흐레나 해야 하는데 언제 아홉 날을 기다리고 있겠노. 까짓것~졸도 아니면 까무러치기지...

ㅎㅎㅎㅎ

기껏 사흘 금식을 하면서 각오는 단디하고~

 

 

 

 

함께 기도하는 자매님께 상황을 말해 드리지 않을 수 없어서 금식 명령을 전했더니

 

"그런데 금식 제목이 뭐예요? "

" 엥???? ..금식 제목이유??? 저도 ...몰라유...ㅡ.ㅡ;;; "

" 우잉??? 제목도 없이 금식을 해요?? ...."

"반장님이 하라시니까.... 주님이 하라고 하셨다니까....ㅡ.ㅡ;;; ..... 주님이 하라시면

 어쨋던 이유가 있으실터이고 이미 응답도 하신것일테니까 냉큼 아무 생각없이 순종을...ㅡ.ㅡ;;;"

 

정말 왜 해야하는지 여쭤보지도 않고 무조건 주님이 하라셨다니까

주께서 제게 보여주신 관심이 너무나 감사해서 무조건 아멘~으로 받았습니다. ㅋ~

 

그런데 그 다음날 목요 기도회 자리에 가서 기도를 하면서 마음으로

주님께서 왜 제게 금식을 명령하셨는지  감동이 왔습니다.

 

그것은 남편을 향한 저의 잘못들을 회개케 하는 것이라는....

 

정말 그동안 저는 남편을 많이 힘들게 하였습니다.

저의 옳고 그른 판단의 잣대로 인하여, 흑백논리로 인하여

우유부단하고 늘 물에 물 탄듯한 무던한 남편의 성격은

당장 천지가 개벽이 온다해도 눈도 꿈쩍 하지 않을 만큼 넉넉한 마음으로 

저와 완전히 반대형이여서 모든 일에 저를 뒤집어 놓기에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었기에

급하고 강한 저의 자아는 늘 그를 주눅들게 하였고 아내 앞에서 농담 한마디 던지지 못하고

눈치를 살피며 속으로 삼키게 만들곤 했습니다.

 

어떤 일이 생길지라도 그는 외아들의 성품이 들어나 아내 뒤에 묵묵히 숨기만했고

모든 일에 대한 판단과 처리는 늘 제 몫 이었습니다.

 

제가 예수님을 믿는다는 이유로 그는 늘 저의 생각속에서

나발같은 자였습니다.

어쩌면 저리도 미련할까 하는 정죄감이 늘 그를 볼 때면 일어 났고

기도할 때도 거침없이 그렇게 종알거렸습니다.

 

그를 사랑한다고 믿었던것도 저의 내면의 상처와 아픔들을

위로받기 위한 도구였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연약한 피조물이었을 뿐이기에 늘 제겐 위로가 되지 못해서

이제는 그냥 체념으로 포기로 그저 서로에 대한 책임감으로 사는

그런 사이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때로는 저의 악한 모습이 보여 정녕 나보다 그가 낫다 하는 마음이 들때도 있었지만 그때일 뿐...

저는 그를 돕는 배필이 되지 못했다는것을 요즘 들어 서서히 자각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집안이 망한것도...사업이 실패 한것도 ... 우리가 이렇게 힘들게 사는것도

그저 그가 늘 미련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서였다고 그를 정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살아온 지난 모든 모습들의 현상은 예수님을 먼저 믿은자로

제게 지워진 십자가를 잘 감당하지 못했던 저의 죄 때문입니다.

 

감사함으로 온전한 인내로 감당하며 그리스도인으로의 바른 삶의 자세로 살지 못했고

그저 탄식하며 불평하며, 힘겨워하며 그를 높여주고 세워주는

진정한 돕는 배필이 되지 못했던 결과일 뿐이었습니다.

 

예전에 그와 나의 책임이 50/50 이라고 여겼던적이 있었는데

사실은 100%가 나의 책임이라고 제 마음에 말씀하십니다.

 

저는 예수님의 은혜를 먼저 받은자이고 용서함을 입은자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날마다 더 다듬어져야 하는 자이지만 저의 남편은 언제라도 그 마음에

성령의 능력과 감동을 부으시면 바로 쓰실 수 있는 온유한 자이기 때문에

아버지께서는 저보다 그가 더 나은 자라고 말씀하십니다.

 

묵상을 통하여 제 마음에 부으신 저의 금식이유를 가슴으로 받으며

울고 울었습니다.

옳다고~ 주님이 백번 옳으시다고 아멘으로 받으며 회개하였습니다.

주님이 하라시면 그의 앞에서 무릎이라도 꿇고 지난 날의 저의 잘못을

용서해달라고 빌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울었습니다.

 

내 마음으로 당신을 늘 비난하며 정죄하며 살아온것을 용서해 달라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당신을 높이는 아내가 되지 못하고 깍아 내리고 하였던 것을

용서해 달라고....

늘 변함 없이 있는 그 자리에서 그 모습대로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것을 알면서도

인정하지 못하고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사랑해 주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투정하며

다른 집의 남편을 비교해가며 욕심 부렸던 나의 간음죄를 용서해달라고....

주를 믿는자라고 하면서 믿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믿지 않는 자보다  더 못한 모습으로 주님의 영광을 가리며 살았던 저입니다.

 

이게 나의 십자가를 지는것이라고 굳게 믿으며 집안에 분란을 일으키며

그를 힘들게 하고 양가 부모님의 심정을 상하게 만들었던 저입니다.

 

그것이 마치 제가 순교자가 된것인양 간증하며 저 자신을 옳게 포장하여왔던

악한 제 본 모습입니다.

그 모든것이 남편이 주님 앞으로 나아오는길을 막았던 거침돌이며

주님과의 사이를 가로 막고 있는 두터운 장벽이었습니다.

 

누구도 나의 아픔과 괴로움을 도울 수 없고 나 혼자서 짊어지고 살아가야 하는것 같아서

주님을 온전히 의지하지도 못하고 남편을 의지 하지도 못하고 등 뒤로 밀쳐 두고

나의 판단,나의 처신으로만 힘겹게 살아오며 한 겹씩 두꺼워진 제 자아의 장벽입니다.

 

이제는 정말 쉬고 싶다고 몸부림 치면서도 버리지 못하고 끌어안고서

힘들다 ~힘들다만 소리치는 저는 더욱 미련한 자였을뿐입니다.

 

그 모든것들을 깨닫게 하시면서 제 마음에 평안이 임하였습니다.

 

남편 앞에 무릎끓게 하지는 않으셨지만  잠잠히 입 다물수 있도록 제 모습을 보게 하심에

이미 금식기도는 응답을 하심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금식이 끝나고 어제 성막기도에 반장님은 사흘이 아닌 나흘을 하신다고 하면서

기도를 인도하셨습니다.

나흘이라면 아직도 금식중이신데??? 그것도 나흘 중 마지막날에 성막기도를 인도하시는

반장님의 기도 소리는 오히려 다른 날 보다 힘이 넘치고 우렁찼습니다.

어쩌면...세상에..나는 사흘 마지막 날에는 기운이 없어서 말도 잘 안 나와서 음성환상반 훈련시간에

목소리 작다고 목사님께 꾸중을 들었건만....

반 원들과 갓 블레스유님을 위하여 중보하시고 대언하시는 반장님의 기도 소리는

어쩌면 그리도 힘이 철철 넘치시는지...ㅠㅠ

 

오늘 아침 반장님이 스카이프에 보여서 인사를 했습니다.

목자님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누가 저를 위해 금식을하면서 기도를 해주시겠냐고....

오히려 반장님은 저 때문에 주님께 함께 금식하라는  명령을 받아서

남편 분의 문제 하나를 응답 받으셨다고 기뻐하셨습니다.

사흘 금식하자고 하셔놓고 왜 나흘을 하셨냐고 하니까

사흘 째 날 남편분과 한바탕  싸우시는 바람에 은혜를 쏟으셔서 벌로 하루를 더 하셔야 했다고....

반장님도 남편분과 싸우셔요? 하니까 그럼요!~일방적인 승리이지요오!~ 그러십니다.ㅋ~

금식하느라 힘이 없어서 그랬지 안그랬으면 대판 크게 싸울뻔했다고....

저는 왜 반장님께서 남편분과 싸우셨는지 대번에 감이 왔습니다.

 

그 싸움은 제가 해야 할 싸움이었습니다.

제가 남편과 싸워야할 영적 전쟁이었는데 반장님께서 함께 금식을 하시면서

대신 싸워 주신것이고 하루 더 금식을 하시면서 승리를 하신것입니다.

 

아마 제가 싸워야 했다면???

아마 낙심하고 지쳐서 저는 또 실족하였을것 입니다.

이렇게 저를 사랑하시고 위로해 주시는 주님이심을 이러한 사랑을 통하여 보여주심에

너무나 감사할 뿐입니다.

어제 성막기도는 가게로 나와서 하려는데 세상에~ 뜬금없이 남편이 가게로 그 늦은 시간에

나갔다고 딸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일 주일에 두 번씩 늦은 시간에 기도하러 간다고 나가니 궁금했는지 의심이 들었던지....ㅎ

성막기도하려고 가게로 나와 불을 다 끄고 있는데 손님이 불쑥 들어오지를 않나....

시간은 지나가고....남편까지 들어와서 죽치고 앉아 합세하여 ( 서로 아는사람들이라..)

저를 슬슬~ 곯려 댑니다.

이상하게 화가 나지 않았습니다.

예전같으면 슬슬  화를 낼 저인데 말이지요.

그저 바보같이 듣고만 앉아 있었습니다.

어서 모두 나가 주기만을 기도하며....

그 무엇도 주님이 하시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믿으면서....

 

성막기도도 이상하게 늦게 시작하였는지 막 물두멍을 지나고 있어서

늦기는 했지만 참여를 했습니다.

아직 뚜렷하게 보이거나 들리지는 않았지만 마음은 평안했습니다.

오늘에야   반장님께 금식기도의 이유를 물어보았습니다.

 

주님의 명령이었다고....

저의 강한 자아를 깨뜨리기 위하여...

바로 말하면 실족할까봐 같이 금식하면서 기도하라고 하셨다고.....

애휴!~

주님도 아직 저를 잘 모르시남요!~

바로 지적하셨어도 실족할 정도는 아닌데유~ㅎㅎ

 

딸이 저를 보며 저의 금식기도를 말해 준 이유는

주님과 저 사이의 방어벽을 깨뜨리기 위함인것이라고...

그게 바로 저의 "자아" 인 것입니다.

아직도 제 자아를 어떻게 깨드려야하는지 저는 잘 모릅니다.

 

나의 힘을 빼라고 하시는 것 같은데...

모든 것에 내가 하려는 의지를 버리고

 

오직 주님만 의지하라고....

주님이 일을 하시도록  맡겨드리라고...

아마 앞으로 제가 더 단순해 질거라고 하셨습니다.

 

생각이 너무 많고 분주한 제가 바뀔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내가 할수 있는것은 없다고~

너는 그저 내 안에서 쉬기만 하라시는 주님의 음성을

바로 듣는것 인 줄 압니다.

 

제가 금식을 하는것을 아신 목사님내외께서

본죽을 사 오셨습니다.

세상에....

어찌 제게 이런 일이....

이것이 바로 주님의 사랑을 제게 나타내 보여 주시고 증거해 주심인가 합니다.

여러 교회를 수가성 우물가의 여인처럼 거치고 떠 돌며 갈급해 온  주의 사랑이

이제 이렇게 채워주시고 나타내 보여 주심이 너무나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권위적이고 독선적인 목사님들만 뵈다가 새롭게 옮긴 자그마한 교회의 목회자님들께

요즘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음이 놀랍습니다.

저의 고난과 광야의 여정은 이제 끝나 가는 것 같습니다.

어떤 모습으로던 새로운 피조물이 되어 주의 뜻 가운데 살며 그 분을 기쁘게 해드리는것이

제게 남은 삶의 목표이요 이유입니다.

 

어제 성막기도중  반장님의 대언 말씀에 그러셨습니다.

각자에게 주시는 사명이 있다고... 그 사명에 목숨을 걸 수 있겠느냐고....

주님의 일에 암호를 푸는 것은 믿음의 비밀이라고...

믿음으로 구하고 조금도 의심하지 말라고...

성막기도를 아직도 긴가민가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믿음의 다리로 건너라고...

 

기도 하는 제 손 위에 올려지는 제목들로 주님께 바치고

그분께서 이루어 가심을 목도하며 제게 주시는 사명을 잘 감당 하기를 소원합니다.

오늘 하루 허락하시는 삶의 숙제를 잘 감당하며 살다가

내일 주님이 제 이름을 부르시면 따라가렵니다.

 

주님!

어서 오시옵소서!!